일본군’위안부’ 기억의 터 조성 선포문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일본군’위안부’ 기억의 터 조성 선포문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오늘 우리는 ‘망각’과 맞서는 일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식민시대의 압제권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기억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일본군 전쟁성노예에 관한 한 가해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기억의 소멸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망각이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느린 현태의 가해라는 걸 분명히 말하고자 합니다. 방관 또한 폭력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70년 역사를 통해 부끄럽게 깨닫고 있습니다. 망각의 역사는 일제 강점보다 더 길고 또 현재 진행 중입니다.

헤아릴 수도 없는 피해자들을 대신해 25년 전 238명 할머니들이 두꺼운 침묵을 찢고 세상에 나왔을 때 망각은 역사 앞에 유죄가 되었습니다. 그날 끌려갔던 소녀들은 거의 세상을 떠났고 이제 남은이 대부분은 90을 넘어섰습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치유되지 않은 고통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죄인으로서 그 분들의 고통과 삶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할머니들의 소박한 바람대로 다시는 그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거듭 밝히지만 망각은 폭력을 새로 불러내는 주술이 됩니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이다.’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당했던 그 일을 반드시 역사에 남겨 두어야 한다.’

인간 존엄성을 위해 스스로 눈보라 언덕위의 깃발이 되신 할머니들의 이 유언들을 새기는 시민들의 정성과 마음이 모여 기억의 터는 만들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단지 한국인으로서 기억하는 일을 넘어 일본제국주의라는 폭압이 여성들에게 남긴 아시아의 고통스런 기억과도 연대하고자 합니다. 고통 받은 자의 기억이야말로 평화의 나침반이자 지렛대입니다. 우리가 그 기억의 터를 서울 남산 북쪽 옛 통감관저터로 정한 까닭은 이곳은 이완용과 데라우치 통감이 한일합병 조약을 조인하여 대한제국이 망한 자리이자 식민통치자들의 본거지요, 심장부였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폭력시대가 본격화한 상징적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대중의 기억은 패배를 모릅니다. 이것이 역사입니다. 역사왜곡과 재무장으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아베정부의 과거사부인, 국가적 법적 책임인정 거부. 그래서 할머니들이 치욕의 역사를 딛고 그렇게 염원했던 평화를 위해 우린 후손들의 손을 잡고 이곳을 찾을 것입니다.

이 기억의 터는 ‘평화란 싸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가 실현되는 것임을 보여주는 현장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2015년 11월 25일

일본군‘위안부’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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